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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할 것만 같았던 하루..

소소한 일상일기

by yeonni 2018. 8. 7.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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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6


일상일기

부제: 완벽할 것만 같았던 하루...


오늘 새벽 블로그 첫 포스팅을 마치고 나는 새로운 취미를 찾은 것 같았고, 블로그에 포스팅 10개도 아니고.. 2개만 했을 뿐인데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원래 시작은 항상 즐겁고 설레지 않은가!


10:00 AM


아침에 일어나서, 3달동안이나 "귀찮음과 힘듦" 이라는 이유로 하지않았던 공복운동을 하고 샤워로 마무리했다. 주말에 해야지 했던 밀린 빨래도 했더니 어제까지 있었던 찌든 때를 모두 벗겨낸 것 내고 근면한, 부지런한 생활이 새롭게 시작한 것 같았다. 오늘 하루는 너무나 완벽할 것같았다.

  

그 일이 발생하기 전.. 까지만 해도 말이다.


12:00 PM


내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과외선생님께서  2시 반에 집으로 오시니, 나는 12시 40분에 나가 오랜 만에 근처 화교 식당에 가서 30분가량 밥을 먹고 집에 와서 천천히 소화시키며 선생님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과외를 마치면 5시니 이 때부터 카페에 가서 포스팅을 시작하는것,


이게 오늘의 아주 완벽한 계획이었다.


썬크림을 대충 바르고 얼른 세상에서 가장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손에 핸드폰과 이어폰을 챙긴 걸 확인하고 창문 밖을 한 번 쳐다보고 나는 양산을 챙기고 집을 나설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지갑도 들고가기 싫어 핸드폰 케이스에 슬쩍 몇 링깃을 주워 껴놓고 습관적으로 나는 문을 잠그고 문고리를 닫는 그 순간...


"  아차.. 내 열쇠!!!!!  "


일초의 시간이었다. 내가 열쇠를 챙기지않았던 걸 인지했을때가.. 이와 동시에 내 완벽한 플랜은 모두 다 무너졌다.. 플랜B도 없었다.



1:00 PM


불과 3주전에도 이 일이 있었기에, 잘 알려진 방법인 안쓰는 포인트 카드로 잠긴 문을 여는 것 .. 도 소용이 없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더 최악의 상황이다. 그땐 그나마 핸드폰 충전기, 지갑, 책, 다이어리를 모두 챙기고 나왔기때문에 밖에서 시간을 떼우고 집을 관리하는 친구 집에서 열쇠를 받아올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지금 내 손 안에는.. 핸드폰, 몇 링깃, 이어폰, 양산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집 밖으로 아직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1:03 PM


이렇게 내면에 스쳐 지나간 생각들은 이렇다.


첫째, 내가 원망스러웠다.


나는 어떻게 열쇠도 없이 나가려고 했었나.. 이렇게 정신없이 살아서 어떻게 하나.. 그깟 이어폰이 열쇠보다 중요했나.. 이어폰과 열쇠 중 이어폰을 선택한 나에 굉장히 실망했다.. 

나는 왜 우리집 고양이가 아닌가.. 고양이처럼 점프해서 내 창문으로 넘어가서 방문을 열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지.. 

우리집 고양이가 내 방으로 뛰어 넘어가서 내 문고리로 뛰어서 열어줄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두번째, 친구가 원망스러웠다.


왜 내 룸메이트는 우리집에 주말만 들어오면서 우리집 마스터키를 자기 집에 놓았나.. 왜 우리집 어딘가 안보이는 곳에 숨겨두지않았을까!!


세번째, 오래된 집이 원망스러웠다.


우리집은 오래 전에 지어져서 왜 문은 이 모냥인가.. 왜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방법으로 열 수 없는가... 안전해도 너무 안전하다!!

우리집은 왜 베란다로 연결되지 않았는가.. 에휴

우리집은 왜 오래되서 내 방 에어컨도 안 시원한가!!

우리집 화장실은 왜 오래되서 보일러 켤 때마다 소리가 나는가!!



뭐... 나도 안다. 원인은 나에게 있는 것을.. 내가 열쇠를 가지고 나왔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그리고 나는 갖가지 방법을 모색해보려고 했다.


나는 카드가 없어 두꺼운 종이로 열어보려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졌다. 포인트카드처럼 딱딱한 카드도 찾을 수 없었고 게다가 이미 저번에 열심히 시도했으나 실패했기에... 다시 시도는 해보지만 역시 내 예상과 맞아 떨어진다.

또 내 눈에 들어온 건 볼펜!! 이걸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괜한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본다. 

역시나 실패,.... 아니 대실패다... 볼펜심이 열쇠구멍에 끼고 만것이다. 정말 방주인과 상의를 해야할 때가 온 것인가.. 나는 수리공을 불러야하는 것인가.. 더 초조해졌다.


사람이 위기가 찾아오면 더 민첩해진다 했다..  나는 뻰치를 찾아서 뺐다.. 휴.. 불행 중 다행이다.


또 나는 드라이버를 발견한다... 정말 열심히 시도해보았다. 아니 이놈의 문은 장치가 왜 이리 철저한지.. 열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또 나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열린 내 창문을 타고 들어갈 방법이 있는지 모색해본다. 무모한 방법인 걸 알고 접는다.


"

그래.. 방법이 없다.

"


친구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친구 집에 가서 받아 오는 것 밖에 없었다.. 다시 부탁한 친구한테 미안했지만.



1:47 PM


이렇게 결론이 내려지고 배고픔이 몹시 밀려왔다. 근처 식당에 문을 잠가놓지 않고 빈집을 두고 나가는 건 위험하고.. 그래! 푸드판다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 푸드판다food panda :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서비스 제공 앱 ).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에그마요 샌드위치 그래 15링깃이니까!... 주문해야지!! 


하는 순간 나 알게된다.. 꼬깃꼬깃 들고 온 지폐들을 세어보니 14링깃만 갖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푸드판다는 카드결제를 못쓰게 만들어놨다는 것을..



운수 좋은 날이다..




<오늘의 교훈>


열쇠 복사하러가야겠다... 

의.식.주. 중에서 食만 생각하지말고 住(열쇠)도 좀 챙기자! 





나의 처량한 처지를 알고 ( 물론 내가 저지른 일이지만.. ) 나를 위해 음식을 주문해준 친구 너무 고맙다.

3주 전에도 열쇠 받으러 갔지만 이해해주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룸메이트 너무 고맙다.


오늘 소확행 실천 완료! 타지에서 내 곁에 함께 있어주는 모든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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